경주산책 '불국사로 가는 유일한 방법' <2/3>

안녕하세요, 최고씨입니다. 경주산책 두번째 이야기 시작합니다.

 

#part 2 불국사 가는 길 

 첨성대에서 불국사로 걷기 시작했다. 막연하게 표지판만 걷는 중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km는 생각하지 않았다. 

 경주->첨성대->불국사->석굴암으로 이어지는 사고 회로에는 첨성대와 불국사간의 거리가 종로에서 동대문 정도의 거리로 인식하고 있었고 어쨌든 새벽에 별다른 교통수단도 없었고 주차장에서 갑자기 시동 걸린 차에 놀란 가슴으로 잠도 오지 않았으므로 걷기 시작했다.걷지마 제발 

 

 경주의 길은 고요했다. 그 무렵은 아무 날도 아닌 평일 저녁 중 하루였으며, 관광시즌이라 했더라도 그 시간대에 걷는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넓은 길에 깜박거리는 가로등, 가끔 지나다니는 트럭들, 불 꺼진 주유소 등을 보고 있자니 조금 무서웠다. 가로등과 가로수 사이에는 거미들이 인도를 가로막는 거미줄을 쳐놨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마치 일종의 경고를 내리고 있던 것 같다. 

 '이 길은 사람이 평소에 걷지 않는 길로, 상식적으로 걸어 갈수 없고, 근 몇 주 동안은 너가 처음입니다.'

 하지만 나는 자연의 경고를 무시하고 하염없이 얼굴에서 거미줄을 떼어내며 다리의 고통과 고요함과 싸우고 있었다. 

 

 아무도 없는 한적한 새벽길, 좌우로 보이는 능들(무덤)을 보고 걷고 있자니 여기서는 죽어도 일주일은 발견되지 않겠다 하는 두려움이 생겼다. 나는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불국사를 향해 걸으며 심심함을 이길 겸 흥얼거리면서 걷기로 했다. (무서웠다)

  흥얼거리던 노래는 '멸공의 횃불' 이었다. 흠흠 

 길 중간중간에는 열대야를 이기지 못하고 길가로 나와 돗자리 위에서 주무시던 경주 시민분들이 나의 걸음에 놀라 벌떡 일어났고, 나는 어두운 밤 갑자기 발밑에서 튀어나온 사람의 인영에 소스라치게 놀라며 후다닥 뛰었다. 

 

 발이 너무 아팠다. 불국동이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이제 불국사가 눈앞이란 생각에 꾸욱 참고 걷기 시작했고 동쪽에선 어스름한 새벽빛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불국동이라는 표지판에서 시내까지는 한참이었다. 시내에 도착한 눈앞에 보이는 편의점에 들어갔다. 사막의 오아시스였다. 김밥과 오렌지 주스를 사서 허겁지겁 먹고 점원에게 물었다.

 

"불국사까지 얼마나 걸리나요?"
"한 30분 걸려요"

 

 10시간 만에 사람과의 대화라 나는 좀 더 붙잡고 나의 고민과 세상살이의 즐거움에 대해 논하고 싶었지만, 야간근무를 막 끝낸 점원은 심드렁하게 자기 할 일에 집중했고 나는 밖으로 나와 불국사를 향해 다시 걸었다. 

조금만 더 가면 불국사를 볼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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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래도... 경주 여행기인데 약간의 정보라도 드려야 할 것 같아, 불국사 관련 정보를 좀 정리해보겠습니다.

 

#불국사

 불국사는 신라 법흥왕 15년 528년에 왕모 영제 부인의 발원으로 지어졌고 경덕왕 10년 신라의 재상 김대성에 의해 대규모 중창 되었습니다. 

 삼국유사에는 십이연기 불교의 윤회설에 따라 김대성 자신의 전생의 부모님을 위해 석굴암 석불사를, 현생의 부모를 섬긴다는 뜻에서 불국사를 창건하였으며, 공사를 마치기 전에 죽자 국가에서 나서서 완성시켰다고 합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적 제 502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불국사다보탑(국보 20호), 불국사삼층석탑(국보 21호), 불국사 연화교칠보교(국보 22호), 불국사 청운교백운교(국보 23호), 불국사금동비로자나불좌상(국보 26호), 불국사금동아미타여래좌상(국보 27호)등 다량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1995년 12월 석굴암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불국사는 오전 7시부터 18시 까지 입장이 가능하며, 동절기는 17:30분에 입장이 종료됩니다.

입장료는 성인 5,000원 청소년 3,500원 어린이 2,500원 입니다.

자세한 정보는 불국사홈페이지에서 확인하세요!

 

<불국사 청운교, 백운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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