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을 결심했다. 2

 이직을 결심했다. 의외로 단박에 오퍼가와서 면접을 본 곳이 잘 되었다. 작지만 나쁘지 않아보여서 킵하고 다른곳도 지원해보려 했으나, 게으른 나는 최종 결과가 나올때까지 아무런 액션없이 기다렸다. 그리고 최종합격 처우협상에 들어갔다. 처우는 애매했다. 

 

 

 그래서 고민이 시작되었다. 친구, 동생, 선배 할 것 없이 나를 아는 누구나를 붙잡고 이직할지 말지에 대해 물었다. 그때마다 누구는 이직을 하라고, 누구는 이직을 하지말라고 했다. 나는 양측 모두에게 반박했다. 이직을 하라는 사람에게는 이직을 해선 안되는 이유로, 이직을 만류하는 사람에겐 이직을 해야하는 이유로. 그렇게 타인을 이용해서 내 마음을 저울질 했다.

 

<유에민쥔 - 웃음이 웃음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상담을 전공한 지인들을 많이 알고 있었고 그들은 인내심있게 내 사고가 좀 더 깊이 있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도와주었다. 당장 말로만 그러지말고 문서를 써서 글로 판단해보라는 조언. 그래서 적어보았다. 

당장 퇴사해야 하는 이유

사측에 대한 신뢰 붕괴
- 성과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없었음 
- 3년간 누적 되어온 협상과정의 실망

보상
- 장기적 관점에서 개인의 미래 설계가 불가한 수준
 
개인의 발전
- 상급자의 나태로 인한 소모적 업무 증가
- 업무의 가지 수와 양만 늘어나고 깊이가 점점 없어짐
- CS업무로 인한 감정소모 
- 더 이상의 전문성 확보 불가능

ㅡ / ㅡ

이직 시

장점 
- 지금보다 15-20%수준의 임금 상승
- 새로운 업무 경험 지자체 B2B
- HRD전문성 확보(?)
- 주말근무 없음 / 저녁시간(17:30퇴근) 확보로 자기발전 꾀할 수 있음(?)  

단점 
- 인상률의 대부분이 성과금이라 다소 불확실한 면이 있음 (최소 150%라고 함) 
- 지금보다 작은 소기업 
- 지방출장 다수 (월 2-3회)

ㅡ / ㅡ

망설이는 이유
- 다른 기회의 상실
-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 기업체 교육부서로 가는게 낫지 않은가?
- 커리어의 큰 분기점 (교육계 / 일반기업) 

ㅡ / ㅡ

지금 나아갈 수 있는 방향 ?
1. 교육업계 - B2C 학원, B2B 컨설팅 / (현업)   
2. 일반업계 - 콘텐츠(제품) 세일즈 / 활용 교육 부서 
3. 일반업계 - HRD 부서 ex) ㅇㅇ기업 인사팀

ㅡ / ㅡ

1. 내 경력으로 일반 업계 HRD부서 갈수있나?
2. 직업적 미련이 있나? 
3. 교육업계 머무는걸 바라는가 ? 

 

 의 질문이 나에게 남았다. 이걸 토대로 다시 나는 모두에게 상담배틀을 걸었다. (특히 사주팔자를 전공하신 분들에게 긍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며 큰 도움을 받았다.) 

 

그래서 내린 결론 

1. 내 경력으로 일반 업계 HRD부서 갈수있나? 모른다! 
2. 직업적 사명이 있나? 없다! 
3. 교육업계 머무는걸 바라는가 ? 상관없다! 

 

 내가 경력을 위해 이직을 선택하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확 들었다. 떠나기 위한 이직인데 이상한 고민들이 끼어든 것이다! 

 

 한 선배는 이렇게 말해줬다. 지지난주까지만 하더라도 내가 더 버티면서 일하고 천천히 알아보길 바랬으나, 현 직장에 대한 불만을 들어보니 심각한 수준 같다. 내가 수용할 수 있는 스트레스의 한계를 넘어간다면 당장 그만둬라. 이직할 곳이 없더라도 그만둬라. 당신은 고귀한 사람이다. 굳이 똥통에 있을 필요가 없다. 그래서 이직을 할까 말까가 아니라, 거기서 좀 더 버틸 수 있냐, 없냐로 고민하고, 버틸 수 있다면 버티면서 더 많은 면접을 보고, 없다면 그냥 바로 옮겨도 좋다. 라는 답변을 들었다! 너무 명쾌해졌다. 주말 동안 열심히 고민해서 결정하면 다음주는 편안할 것 같다. 

 

나는 이곳에서 더 버틸 수 있을까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