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말모이 '무대인사 후기, 실제 모델 이극로 선생'

안녕하세요. 영화 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 리뷰할 영화는 한국영화 '말모이' 입니다. 지난주 토요일 롯데월드타워의 롯데시네마에서 무대인사와 함께 관람했습니다.

 

#말모이는?

말모이는 말을 모으는 것을 뜻하는 말입니다. 영화 말모이에서는 전국의 말들을 모아 한국어 사전을 만드는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조선어학자들의 고군분투를 그린 영화입니다.

 

 

 감독은 엄유나 감독으로 송강호 주연의 <택시운전사> 의 시나리오작가로 이미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그의 첫번째 영화 데뷔작은 윤계상, 유해진 주연의 <말모이>입니다. 엄유나 감독은 택시운전사의 대성공이 있기까지 10년의 시나리오작업이 있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는 1개의 시나리오를 더 작성한 뒤 영화 연출을 고민하려고 했으나 제작사 박은경 대표의 권유로 바로 감독으로 데뷔하게 됩니다. 

 

 

#말모이 무대인사

 무대인사를 보는일은 언제나 짜릿합니다. 이전에도 몇번 봐왔지만 주연배우가 와서 우리영화 잘 봐주십사 이야기를 하게 되면 관객들은 나도 모르게, 대면한 배우의 마음이 되어 영화를 더욱 아껴가며 볼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영화 말모이의 무대인사에는 프로듀서, 감독, 그리고 주연배우들이 총 출동했습니다. 배우 유해진씨의 '너무 기대하고 보지는 마세요' 하는 너스레가 재미있었습니다. 

 

<너무 기대하진 마세요...>

 

 그리고 윤계상씨의 '영화를 보고 마음속에 하나 얻어가는 것이 있으면..' 한다는 그의 말에서 영화의 흥행이 아닌 자신의 출연작을 아끼는 마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아역배우들도 인상깊었는데요, 순희역을 맡은 박예나양의 깜찍-귀여움은 이 세상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깜찍한 순희>

 

 그리고 덕진역을 맡은 조현도군의 '반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말에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장춘삼역을 맡은 이성욱 배우도 실물이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습니다. 

 

 

 무대인사는 한마디씩 하고 스윽 끝났는데요, 정말 번개같았습니다. 수많은 윤계상씨의 팬들이 무대인사가 끝나자마자 우르르 몰려나가는 장면은 정말 인상깊었습니다. 무대인사를 위해 오늘만 3번째 영화를 예매하셨다고 한 분도 계셨습니다. 대단하죠? 

 

 #말모이 실화?

말모이는 실화를 각색한 영화입니다. 실제사건은 조선어학회 사건이라고 불리는 사건입니다.
 
 때는 1942년 10월, 일제가 조선어학회 회원과 관련인물들을 검거하여 탄압한 사건으로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어 사용을 금기 했었습니다. 
 
 당시 함흥영생고등여학교의 여학생들이 한국어로 대화하는 것을 조선인 일본경찰 야스다가 발견하고 취조당합니다. 그들이 조선어학회의 정태진에게 감화되어 한국어를 사용했음을 알게 되고 일제는 조선어학회 일원들을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구속하여 탄압한 사건입니다.  
 
 
#말모이 실제모델 독립운동가 이극로 선생
말모이의 류정환 대표역은 조선어학회 회장인 이극로 선생을 모델로 했습니다. 
 
 
<이극로 선생과 가족들>
 

이극로 선생은, 경남 의령 출신으로 독립운동을 위해 서간도로 망명합니다. 그곳에서 그는 민족주의자들과 만나 학생들을 지도했습니다. 1920년 상하이로 건너가 동제대학 예과를 졸업하고 독일에서 유학하여 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됩니다. 독일 유학 중에는 베를린에 동방어학부 조선어학과를 창설하여 강사활동도 하였습니다.

 

1929년 한국으로 돌아온 이극로 선생은 오늘날 한글학회의 전신인 조선어학회 간사장을 맡아 사전편찬 작업과 외래어 표기법 통일안, 한글 맞춤법 통일안 작성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됩니다. 

 

 "말은 민족의 정신이요, 글은 민족의 생명입니다, 정신과 생명이 있을진대 그 민족은 영원불멸할 것이니, 또한 행복은 필연적일 것입니다"

 

 이극로 선생이 국어 연구에 매진하게 된 계기는 조선에 표준어가 없어 지역간 의사소통이 쉽지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평안북도의 한 식당에서 고추장을 달라는 일행의 말을 알아 듣지 못하는 식당주인에게 우여곡절 끝에 설명했더니 "댕가지장 말씀이오?" 라고 말하며 고추장을 내온 일을 계기로 국어연구에 매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는 독립전 까지 직업을 갖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언어독립을 위해 애썼습니다. 

 

<조선어 큰사전>

 

 #말모이 줄거리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일제강점기 주시경 선생이 남긴 조선어 사전의 원고가 발견되며 그의 뜻을 이어받은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경성의 김판수(유해진)는 극장에서 치안관리자로 일하는 한량이었습니다. 부인없이 남매를 키우고 있으며 집안일보다 하루 벌어먹고 사는 것에 집중하는 인물입니다. 

 

 
 그는 까막눈으로 자신의 동료들과 소매치기짓에 협조하다 극장에서 짤리게 됩니다. 설상가상 자신의 아들이 학교에 월사금을 내지 못해 곤경에 빠진 사실을 알게 되고 김판수는 조선어학회 대표 류정환(윤계상)의 가방을 훔치게 됩니다. 훔친 가방에는 돈이 아닌 원고가 들어있었고, 정환은 판수에 잡으로 찾아가 가방을 돌려받습니다. 
 
 이 인연으로 돈이 필요하던 판수는 조선어학회의 심부름꾼이 되어 말모이 작업에 참여하게 됩니다. 글도 모르고 한량인 판수를 정환은 탐탁치 않아하고 어느날 한 사건으로 정환은 판수를 해고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정환의 오해였고 정환은 판수를 찾아가 진심어린 사과를 합니다. 다시 함께하게 된 판수, 판수는 틈틈이 한글을 익히며 한글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그들의 사전편찬 작업은 시시각각 일본경찰들에게 압박을 당하고, 어느날 조선어학회의 멤버 한명에게 일본인 경찰이 은밀하게 접근하게 됩니다. 
 
 
#마치며
 영화는 물 흐르듯 진행됩니다. 연출도 무난하고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이 굉장히 좋습니다. 장면 장면은 어디선과 봤던 것 같은 느낌도 들긴 합니다. 일제 강점기의 경성과 당시 시대상황을 극적으로 잘 표현한 것도 좋았습니다. 

 

 다만 그 모든 것들이 무난하기 때문에 기자와 평론가들에게 썩 좋은평을 받진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한글이라는 소재, 독립운동, 신파가 적절하게 조화되어 관객의 마음을 훔치는데는 성공했습니다. 
 

 

 누구나 보게 된다면 애국심이 끓어오르고 한글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것입니다. 덕진역을 맡은 조현도군의 '반성의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는 무대인사가 괜한 말이 아니었습니다. 
 
 영화 말모이는 한글의 소중함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영화입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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