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수 - 성심당 '당일치기 드라이브 코스'

 

 주말에 갈 곳이 없었다. 산과 바다 유명한 국립공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관광이 불가능했다. 얼마전 인제 자작나무 숲에 방문했다가 헛걸음 한 것을 교훈 삼아 좀 더 넓고 탁 트인 곳에 가야겠다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가기로 결정한 대청호수. 대전과 청주에 걸쳐 있는 꽤 큰 호수다. 자연적인 호수인줄 알았는데 댐에 의해 형성된 인공호수라고 한다. 현암사, 물홍보관, 전망대, 취백정, 청남대와 같은 관광지가 있다. 

 

 

 

 

  주말 점심무렵 출발했다. 의외로 차는 안막혔는데 2시간 조금 넘게 걸려 도착했다. 대청호 수변공원을 지나 조금더 올라가다 보면 마산동 쉼터를 발견할 수 있다. 그곳에 주차를 하면 꽤 긴 산책로를 즐길 수 있다. 

 

 

 

 

 강 추위에도 제법 사람이 있었다. 코로나19를 피해 도심을 떠나 사람없는 한적한 곳으로 피난을 온 듯 했다. 전날 대전은 한바탕 눈이와서 대청호는 멋진 설경을 자랑했다. 

 

 

 

 

 눈이와서 미세먼지도 없었다. 깨끗한 날씨가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 너무 추웠지만 재밌게 산책을 했다. 사진찍기 좋아서 출사를 나온 동호회 인들도 곳곳에 보였다.

 

 점심때를 놓쳐 3시가 넘어 점심을 먹기로 했다. 이유는 모르겠으나, 새우탕 이라는 탕을 파는 전문점이 많았다.  오리를 먹기로 했다. 음식점은 구글 검색을 해서 별점을 검색해보는 편이다. 대청호 음식점들은 대부분 높은 별점을 유지하고 있었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오리 불고기를 먹어보기로 결정했다. 

 

 

 

 

 가리울, 오리상이 인상적인 오리전문 요리점이다. 

 

 

 

 

안쪽 테이블에선 대청호와 오리의 토실한 뒷태가 보인다. 

 

 

 

 

 점심을 지나 들어갔기 때문에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알고보니 브레이크 타임으로 불고기만 가능하다고 했다. 내 뒤로 다른 커플이 들어왔는데 오리주물럭을 먹으러 왔다며 나갔다. 

 

 

<불고기>

 

 

 브레이크 타임에 유일하게 주문가능한 메뉴 불고기다. 맛있었다. 허겁지겁 먹었다. 아래 달궈진 돌판에 깔려 구워지는 양파와 위에서 잘익은 불고기가 춤추고 있다. 이런 방식으로 먹어본적은 없는데 꽤나 조합이 좋았다. 기대 이상의 불고기였다. 

 다먹고 주차장으로 나왔는데 차키를 두고왔다. 한참을 찾다가 다시 가게로 향했는데 점원 한분이 정신없이 만화처럼 언덕길을 차키를 흔들며 "저기요~~~! 차 키놓고 가셨어요~~!" 하고 뛰어 내려오셨다. 나는 그분이 더 내려오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돌아가서 차키를 받았다. "감사합니다." 라고 말하자 "어휴 ~ 나는 또 새해 선물인줄 알았지 모에요. 호호호" 라며 농담을 건내셨다. 아직 은행의 차라는 걸 안다면 이런 농담은 못하셨을 것이다. 새해 덕담을 한마디씩 주고 받고 해질녘의 대청호를 보기 위해 다시 주변을 크게 돌았다. 

 

 

 

 

 그냥 가기 뭔가 아쉬워서, 성심당에 들리기로 했다. 대전에서 가장 유명한건 엑스포와 꿈돌이 이래로 성심당이 아닐까 싶다. 튀김소보로의 유명세에 나도 한 두번 먹어봤는데 꽤나 맛있어서 본점에 가보기로 했다. 

 

 

 

 

 저녁 늦은시간 주말 저녁의 대전은 어두웠다. 코로나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느낌이었다. 안연거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며 들어갔는데 놀랐다. 세상에 성심당에 다 모여 있었나보다. 이래도 괜찮은가 싶을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빵을 사기 위해 줄을 서있었다. 우리도 배가 불렀지만 이것저것 큰 빵들을 주어 담았고 허겁지겁 빠져나왔다. 빵사진은 애석하게도 찍지 못하였는데 맛은 '괜히 줄서서 먹는 맛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맛 이었다. 

 

  저녁이 다 되어서 출발했다. 올라오는 길도 막힘없이 쌩쌩왔다. 성심당 빵을 가족들과 나눠먹었다. 오랜만에 콧바람을 쐬서 좋은 하루였다. 근교 드라이브에 지쳤다면 대청호에 가보는 건 어떨까. 탁트인 호수가 답답한 마음을 뚫어줄 것이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