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 여기 미쏘(미지근한 소주) 하나요"
태생적으로 술을 못 마시는데 술 마시는 것 만봐도 징글징글할 때가 많은데 왜 이 드라마가 재미있을까! 정말 놀라운 드라마다. 술에 호감을 갖게 한달까.
김혼비 작가의 <아무튼, 술>에 이어 나와 가장 먼 관계에 있는 주제 중 하나인 술이 주제가 되는 두번째 포스팅 Tving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이다.
원작은 카카오 웹툰의 <술꾼도시처녀들>, 작가 미깡의 일상툰이다. 술 좋아하는 세명의 친구가 술을 너무 좋아해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파스텔톤?의 그림으로 예쁘게 만들어냈다.
원작과 드라마는 사뭇 다른데, 원작의 틀 (술을 좋아하는 세 친구)을 가지고 독창적인 스토리라인을 구축했다고 한다. 드라마 작가는 위소영 작가다.
술꾼도시여자들은 세 명의 서른살 동갑내기 '말술'친구들이 주인공이다. 예능작가인 소희와 요가강사 지연, 종이접기 유투버인 지구는 대학시절 댄스경연에서 우승하고 10년째 함께 음주를 하는 사이다. 다들 술을 좋아해서 이 핑계 저 핑계로 술 마실 궁리만 한다.
드라마가 재밌게 느껴지는 이유가 뭐였을까! 하루만에 모든 에피소드를 정주행 했는데 몰입도가 엄청났다. 여자들의 우정이 주된 내용이라 신선했다. 남녀관계로 얽힌 복잡한 감정의 이야기보다 '그냥' 살면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개인적인 '실패'와 '억울함'을 잘 표현해서 더 몰입 했는지 모른다. 해결방법도 단순했다. 바로 술이다. 끊임 없는 술의 애찬이 이 드라마의 핵심.
언뜻 장류진 작가의 소설이 느껴지기도 했다. 하이퍼 리얼리즘! <술꾼도시여자들>은 드라마 계의 하이퍼리얼리즘이 아닐까.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친구의 친구 이야기 같은 골 때리고, 우중충하기도 하고, 심각하기도 한 '우리네' 일상을 잘 표현했다. 이러나 저러나 열심히 살아가려고 노력하는 세명의 씩씩한 친구를 보면 절로 미소짓게 되고, 같이 눈물 흘리게 되고, 함께 술 한잔 기울이게 되었다. (나는 술을 못지만)
술을 못마셔서 미쏘의 참 맛은 모르지만 <술꾼도시여자들>덕분에 술의 순기능을 조금은 알게 되었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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