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자전거 대행진에 참가했다. 참가비는 1만원. 10km를 타고 집결지에서 기념품과 메달을 나눠주는 방식이다. 본래는 서울시 온갖 자전거들이 모여 행진도하고 하는 그럴듯한 행사였으나, 코로나로 인해 조를 나눠 긴 시간동안 차근차근 도착하는 비대면 행사로 바뀌었다.
목적지는 여의도 마리나. 여의도 마리나가 뭐하는 곳인지 몰랐는데 요트들을 정박해두는 그런 곳이었다. (언젠간 요트 사야지.) 자전거를 안탄지 오래되어 집에서 부터 출발하면 힘들 것 같아 지하철로 중간까지 가기로 했다.
동대문역에서 내려서 종로를 지나 마포대교를 넘어가는 것이 최적의 코스.
보통은 지하철에서 폴딩해서 자리에 앉지만 이날따라 접는것 조차 귀찮았다. 주말에는 가장 앞칸과 뒷칸에 자전거와 함께 지하철에 오를 수 있다.
지하철에 사람이 꽤 많아졌다. 007 스펙터를 보다가 내릴역인 동대문에 도착했음을 화들짝 놀라며 알게 되었다. 잠시만요 내릴게요 라고 하며 사람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있었는데 내 앞에 여대생들은 행동이 굼떳고 앞에 어떤 어머니 한분은 내 목소리가 안들렸는지 내가 어깨를 툭툭 건들이고서야 화들짝 놀라시며 자리를 비켜주셨다. 하지만 이미 출입문 닫습니다. 소리와 함께 내 자전거의 바퀴는 승강장으로 굴러가지 못했다. 한숨과 함께 전철은 동대문역을 지나갔다.
다음역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깊고 혼잡하기로 유명한 역이다. 3개 호선이 지나가고 출구도 얼마나 많은지 자전거로 나가기가 여간 불편했다. 출구쪽에 다달았을땐 자전거를 버리고 싶은 기분이 들었다. 브롬톤은 13kg 정도다.
계단 앞에서 인상깊어서 한컷 찍었다.
막상 나왔더니 서울 시내는 가을가을했다. 작년 종합운동장이 목적지 였을 땐 청계천과 한강을 따라 이동해서 도심의 정취를 느끼지 못했는데 올해는 서울 중심을 가로지르는 코스라 가을 도심의 정취를 즐길 수 있었다.
역대급 미세먼지였는데, 자전거대행진날 = 미세먼지 공식이라도 세워둔 것일까. 내년도 지켜봐야겠다.
한강공원에서는 더욱 가을을 느낄 수 있었다. 자전거대행진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하나 둘 보였다. 함께 보기로 한 일행들은 진작 도착했다고 한다. 1정거장 더 간것이 작은 차이를 만들어냈다. 11시 40분까지 도착해야 했으나 12시가 다되어 도착했다.
도착과 동시에 QR체크, 체온측정, 거리 확인작업을 거쳐 기념품 수령하는 곳으로 갔다. 기념품은 드라이브 쓰루처럼 내 번호표를 보고 사이즈를 말하면 바로 플리스(후리스)가 날아와 비닐백 안으로 들어간다.
다 수령하고, 지인들이 있는 벤치를 찾아갔다. 나오는길에는 기념사진 찍는 곳, 사진 인화하는 곳, 축하공연이 진행되고 있었다. 간만에 자전거를 타서 후달렸다. 춥다던 날씨는 생각보다 괜찮았고 미세먼지는 안 좋았다.
당산역으로 이동해서 점심을 먹기로 했다. 닭갈비집에 들어가 닭목살 이라는 특수부위를 먹었다.
쫄깃하고 신기한 맛이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100% 지하철을 이용했다.
메달. 기어모양, 뒷면은 바퀴살 무늬가 들어가 있다.
우리은행로고가 소매에 붙어있다.
올해도 이렇게 서울자전거대행진을 마쳤다. 언젠가 나 아는 지인들 전부 신청하게 해서 다함께 만나 이 행사에 참여했으면 좋겠다. 내년도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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