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계획이란 아무리 완벽히 짰다고 해도 비틈이 있는 법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탐정
역시 셜록홈즈.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창작인물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영국의 탐정. 그가 인터넷이 보급되기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진 이유는 단 하나다. 바로 재미! 오늘 리뷰 할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은 그 재밌다는 셜록홈즈 시리즈의 단편 중 세 가지 단편을 엮은 소설집이다. 표제작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과 '그 여자'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보헤미아 스캔들>, 그리고 <빨간머리 연맹> 이 실려 있다.
셜록홈즈를 소설로 진지하게 읽기 시작한 건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 <셜록홈즈> 때문이다. 나는 이 드라마를 어마어마하게 좋아한다. 살면서 원작을 기반으로 한 작품들의 원작을 마주한 경험에 의하면 거의 대부분 원작이 뛰어났다. 그래서 소설을 얼마나 재밌을까 하는 기대감에 덜컥 읽기 시작했다. 역시는 역시, 너무 재미있었다. 장편4개와 단편 56개가 출판되었고, 오늘 소개할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은 열린책들 35주년 기념판으로 코난도일이 직접 뽑은 베스트 단편 12개에 들어가는 3개 작품이 실려있다.
아이린 애들러의 첫 등장
이야기는 보헤미아의 국왕이 셜록을 찾아 베이커가로 오면서 시작된다. 보헤미아 국왕은 곧 약혼을 발표하려고 하는데, 전 여친인 아이린 애들러가 과거 함께 찍었던 사진을 공개해 혼담을 깨겠다고 협박한다. 국왕은 사진을 사려고 했으나 아이린 애들러는 팔지 않겠다고 했고, 그녀를 다섯 차례나 습격해 사진을 찾으려 했으나 찾을 수 없었다. 그래서 셜록에게 사진의 회수를 부탁하며 사건은 시작된다.
셜록이 The woman(그 여자) 라고 지칭하며 존경에 가까운 호감을 표하는 여성 아이린 애들러가 등장하는 단편이다. 드라마를 본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를 꼭 읽었으면 좋겠다. 원작을 얼마나 잘 활용해서 이야기를 현대화 시켰는지 대단하다. 셜록홈즈가 인정한 유일한 여성이라는 타이틀이 너무 강력해서 등장한 단편 이후 2차 창작물에 어마어마하게 등장하고, 각색된다. BBC 드라마판에서도 꽤나 비중있는 역할로 나온다. 보통은 홈즈의 연인관계 격으로 나왔을 때 가장 반응이 좋다고 한다.
<빨간머리 연맹>은 빨간머리들을 선발해 후원해준다는 어느 모집공고로 시작된 기이한 이야기다. 지금까지 봤던 셜록홈즈 시리즈 중에 사건 구성이 가장 흥미로웠다. <다섯 개의 오렌지 씨앗>은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만들어낸 다소 어두운 이야기였는데 특유의 진지함이 또 셜록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있었다.
짧은 세개의 이야기라 아쉬웠다. 뭐든 과하면 질리기 마련인데, 셜록홈즈 시리즈는 재미있다고 느껴질 무렵 싹뚝 끝나서 '또 보고싶다' 라는 아슬아슬한 경계를 기가막히게 잘 지키는 듯 하다. 긴 독서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셜록홈즈 단편집으로 읽는 재미를 느껴보는건 어떨까!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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