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냉동삼겹살 끝판왕 '곰부부 식당'

#곰부부식당

곰부부식당. 정겨운 이름이다. 곰같은 부부가 하는 식당인가. 

 지난 주말 친구들과 모임 무얼 먹을까 하다. 한 친구가 냉동삼겹살 카드를 꺼내들었다. 돼지는 옳다. 그러므로 냉동삼겹살은 옳다.



 신당역에서 만난 우린, 고기뷔페가 있던 자리에 냉동삼겹살 집이 새로 생겼다는 이야길 듣고 그리로 가기로한다. 신당역에서는 약 3분정도 거리라 이야기 하며 걷고 있는데, 냉삼마니아 친구 J가 이야기 했다. 


 "야 은박지 씌운집이면 가지말자"


우리는 의아해 했다. 본래 삼겹살은 은박지 위에서 굽는게 아니던가? 친구의 말은 이랬다.  은박지에 열을 가하면 음식에 알르미늄이 녹아 섭취하게 된다, 그러니 가능하면 은박지를 씌운 집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지금 이 포스팅을 하며 찾아보니 물론 안좋은건 당연하고, 삽겹살을 은박지(알류미늄 호일)위에서 굽게되면 0.302mg의 알르미늄이 검출 된다고 한다. WHO에서 발표한 주간 알루미늄 허용치는 78mg로 꽤 높은 편이지만 조심해서 나쁠건 없다. 


 이러나 저러나 길건너의 다른 식당으로 가기로 했다. 또 다른 친구 G는 신당동을 제 방마냥 구석구석 잘 알고 있었다. 



 길건너 떡볶이 타운을 지나, 마복림 할머니네 떡볶이 집을 지나(아직도 그대로라니 역시 떡볶이의 힘은 대단했다.) 도착한 곳은 바로 오늘 소개할 맛집 '곰부부식당'이다. 이곳은 고급지고 두툼한 불판을 사용하고 있었다. 다행스럽게도 냉동삼겹살도 판매중! 



메뉴는 생삼겹, 차돌박이, 삽겹살, 소버섯, 돼지불고기, 부대찌개, 냉면, 꽃게탕, 김치전골, 오불사, 닭도리탕, 오삼불고기 등이 있었다. 보통 고기집에 이렇게 화려한 라인업은 없기 마련인데 대단한 자신감이다. 



 다른 메뉴도 궁금했지만 일단 삼겹살을 먹기로 했으니, 우린 삼겹살 4인분, 맥주, 그리고 진로소주를 시켜본다. 진로소주는 뉴트로 열풍을 의식하고 기획하여 나온 제품이다. 아주 어린시절 어른들이 마시던 그 소주의 맛을 이제와 이렇게 30대 중반이 되어 맛볼 수 있다니 그것도 참 신기했다. (물론 도수도 훨씬 낮고 제품의 디테일은 다르다) 



 우선 고기가 익기전에 밑 반찬이 나온다. 김치전, 계란찜, 샐러드, 김치, 오이지, 소시지, 무생채, 건새우 볶음이 나온다. 이거.. 앵간한 백반집보다 밑반찬이 잘 나온다. 거기에 모든 메뉴가 집밥과 비슷한 수준으로 맛있다. 



특히 김치전은 4번 리필해서 먹을 정도로 맛있었다. 



 식사도 할거냐는 사장님의 질문에 우리는 4개 주세요~!를 외쳤다. 오늘같은 컨디션이라면 밥 3-4개 공기는 거뜬하다. 곰부부식당은 공기밥을 주문하면 찌개도 주는듯 하다.



 아니 고기를 주문하면 기본으로 찌개를 주시는건가, 호박과 두부가 송송송 썰려 들어간 뚝배기 된장찌개는 깔끔했다. 정말 깔끔했다. 된장이 맛있는 된장을 사용했을까. 조미료의 텁텁한 맛 하나 없이 깔끔한 된장찌개였다. 



 투박하게 썰린 냉동 삼겹살이 올라가고, 우리는 함께 통마늘을 탈탈탈 넣었다. 잘 익어가는 고기, 냉동삼겹살 특유의 돼지맛을 우리는 좋아한다. 그리고 돼지기름이 줄줄 불판을 타고 흘러 내릴때 쯔음 김치를 올린다. 그냥 먹어도 맛있는 김치는 돼지기름과 만나 자신의 맛을 극적으로 변화시킨다. 건강하면서도 몸에 안좋은 맛이랄까. 


 냉동삼겹살은 냉동삼겹살이다. 맛있는 돼지고기에 상추를 싸 우걱우걱, 김치전 위에 돼지고기를 올리고 우걱우걱, 밥위에 돼지고기를 올리고 우걱우걱, 통마늘과 돼지고기만 우걱우걱. 



 우걱우걱 8인분을 먹고 소맥도 마시고 맥주도 마시고, 신나게 먹었다. 배가 터질거 같았다.


 만약 중구에서 냉동삼겹살이 먹고싶다면, 이 가게를 추천한다. 고기뿐만 아니라, 정갈하고 맛있는 밑반찬, 꽉찬 고봉밥을 주는 이 정겨운 가게는 우리 주변에 몇 남아 있지 않은 제대로 된 식당이다.


 끗-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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