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소리 #48 화성과 의식의 흐름 (테라포밍마스, 마션 리뷰)

 얼마 전 예쁜 가디건을 봤다. 겨울이 오니까 따듯한 울 가디건이 눈에 들어왔는데 가격은 놀라웠다. 너무 예뻐서 주변에도 하나씩 선물해주고 싶었는데 그럴 여윳돈은 없었다. 그래서 언젠간 가디건을 여유롭게 선물해줄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단 각오를 했다. (친구는 돈으로 달라고 했다.) 

 

 

 

 

 홍 선생의 생일이 다가왔다. 그에게는 20대 중반부터 신세진 일이 꽤 많아서 그럴듯한 선물을 해주고 싶었다. 뭘 갖고 싶냐고 물어도 도통 뜨뜨미지근했다. (PS5를 갖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던 도중 집에 있는 텀블링다이스를 줄까? 라고 했더니 보드게임에 약간 동했는지 뭔가를 사서 같이 하자고 이야기 했다. 내가 최근 n년간 하고 싶었지만 같이 할 사람이 없어서 못하고 있던 보드게임 테라포밍마스를 드밀었고 그는 흔쾌히 승락했다. 오리지널만 사줄까 하다가 어차피 나도하게 될거 같아서 확장팩도 두개 넣어서 주문을 했다. 

 

 

 

 

 테라포밍마스는 16년 나온 화성을 사람이 살 수 있는 환경으로 만든다는 컨셉의 보드게임이다. 유저는 기업의 대표가 되어 화성 식민지화를 선도해야한다. 부동의 1위 보드게임이었던 푸에르토 리코를 밀어내고 1위자리를 굳건하게 지키고 있다. 항상 룰북을 가지고 있었는데 읽진 않았다. 유툽을 봐도 뭔소린지 모르겠어서 어디 보드게임 동호회 같은거라도 들어가서 배워야겠다고 다짐하고 있었다. 

 

#급 발진 마션리뷰

 테라포밍마스에 대한 생각을 했더니 마션이 보고싶어졌다. 마션은 맷 데이먼이 주연하고 리들리 스콧이 감독한 소설원작의 영화다. 개인적으로는 소설보다 영화가 재미있는 것 같다. (소설도 재미있다.) 그래서 갑작스럽게 넷플릭스에서 마션을 검색해서 보기 시작했다. 

 

 마션의 줄거리는 화성탐사대원들이 임무 중 폭풍을 만나 긴급 철수를 결정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식물학자인 마크 와트니가 낙오되어 홀로 화성에 남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홀로 남게된 마크 와트니는 대단히 긍정적인 성격의 사나이다. Fxxx로 시작하는 단어로 소설은 시작하지만 그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문제를 해결하려는 능력은 귀감이 되기에 충분하다. 낙오된 와트니는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최대치의 식량을 우선 체크하고, 앞으로 살아가기 위한 식량 공급방법을 연구한다. 최우선의 목적인 식량 확보를 어느정도 이루고 다음 플랜을 세우는데 이 과정이 참으로 본 받을만 하다. 

 

 

 

 

 나는 마크 와트니가 얼마전 알게 된 수용전념치료 (ACT)의 기본원리를 정말 잘 활용한다고 생각했다. 수용-전념치료는 피부를 기준으로 피부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수용하고, 피부 밖의 일들은 해결하기 위해 전념해야 한다는 간단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 예를들어 창문이 열려 있어서 시끄러워 짜증이 난다면 피부 안에서 발생하는 짜증나는 감정은 수용하고 창문 밖에서 들리는 소리를 줄이기 위해 전념해야 한다는 것인데(예시가 맞는진 모르겠다.) 마션의 주인공 와트니의 경우 화성에 홀로 남겨져서 터져나간 멘탈은 수용하고, 피부밖 당장 먹고 살아갈 의식주를 확보하는 일에 전념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어떤 상황이 닥치더라도 자신의 감정을 받아들이고 피부밖 일들에 전념한다. 이 영화는 짐캐리 주연의 영화 예스맨 처럼 언제 봐도 힘이 되어주는 영화다. 두 영화는 스토리나 줄거리를 떠나서 주인공의 성격 자체가 나에게 긍정적인 영향력을 준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무튼 마션은 다시 봐도 재미있었단 이야기다. 

 

끗- 

 

+ 이 말도 안되는 포스팅은 그냥 테라포밍마스가 해보고 싶어서 화성 영화를 리뷰한 급 발진 포스팅이다. 

++ 화성과 관련된 영화로는 화성침공, 미션투 마스, 라이프, 왓치맨 등이 있다. 

+++ 마션 OST는 주옥같은 명곡이 많이 나온다.  Starman - David Bowie 과 Waterloo - ABBA 를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