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든링 - 나도 한번 되어본다 빛바랜자. 엘든링 할 만한가요?

Q. 엘든링 할 만한가요?

A. 아니요. 할만하지 않습니다.

요즘 하도 엘든링, 엘든링 난리라 엘든링을 약 1시간 가량 찍먹해 보았다. 과연 이 게임은 내 라이브러리에서 생존할 수 있을까? 결과는 우선 보류라고 판단. 타이틀은 DL로 사면 뭔가 평생 후회 할 거 같아서 당근마켓에서 렌트했다. (곧 다시 팔거란 이야기) 사람들이 다 난리처도 땡기지 않으면 시작조차 안했으나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홍선생의 미친듯한 플레이 시간 때문에 생긴 호기심. 홍선생은 뭔가 난이도가 높고, 클리어에 유일한 공식이 있고, 그걸 안 따르면 사회적으로 질타당하는 게임을 싫어하는데 (지극히 내 생각임, 대부분의 이런 게임은 안따르면 난이도가 극악으로 치닫기 때문이고 대부분 멀티플레이가 강제되는 듯 하다.) 그런 그가 거의 하루 20시간을 게임을 부여잡고 있으며(확인되지 않은 사실), 무슨 이야길 해도 엘든링으로 이야기가 끝내는 것을 보고는(확인된 사실), 이건 무언가 대단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고 판단. 직접 빛바랜자인지 뭔지가 되어 봐야겠다고 느꼈다.

 

빛바랜 자가 되었다.

그렇게 호기심에 이끌려 빛바랜 자가 되었다.
빛바랜 자. 황금의 축복을 잃어버리고 낙원에서 추방된 사람들. 그들은 낙원이라 불리는. 엘든링이 존재하던 틈새의 땅에서 황금 나무의 축복을 받아 눈빛에 황금빛 광채가 어려있었다. 하지만 모종의 이유로 축복을 잃고 틈새의 땅 외곽으로, 그리고 틈새의 땅 밖으로 추방되었다. 그 후로 그들은 빛바랜 자라고 불렸다. 빛바랜 자들이 추방되고 엘든링은 파괴되어 낙원은 폐허가 된다. 혼돈의 시대가 열리고, 틈새의 땅의 황금 나무의 축복이 어느날 안개 너머로 흘러 들어가 다시 빛바랜 자는 축복을 받아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었고, 엘든링을 다시 세우기 위해 틈새의 땅으로 향한다.

나는 논현동 **부동산 앞에서 PS5 버전 시디를 구해서 틈새의 땅으로 향했다. 느닷없는 거대한 설정과 뜬금 없는 틈새의땅에서 엘든링 찾기가 시작된 것이다.

 

캐릭터 생성

보통 멋지게 꾸미지만 케릭터 이름을 얼마 전 읽었던 에드거 앨런 포의 뒤팽으로 정했으므로, 외모도 그 시절 중년 남성의 느낌을 주었다.


내 머리도 곧 저렇게 되겠지.

YOU DIED 유다희

네, 당신은 죽었습니다. 엄청난 난이도다. 그냥 필드에서 만날 수 있는 잠자리 같은 녀석에게 한방 맞아도 내 체력은 금방 소진되고 하얗게 재가 되며 날아가는 자신의 분신을 볼 수 있다.

거북이랑 사진 찍는데 저 잠자리가 덤벼들어서 죽을 뻔 했다.

 

물론 잠자리가 아니더라도 죽을 위기는 수 없이 많다.


밀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고, 튜토리얼을 하고 필드로 나왔다. 필드 곳곳에는 혈흔이, 그리고 수 많은 다른 빛바랜 자들이 남긴 메세지가 가득했다. 오픈월드가 가진 단점 '너무 넓어서 뭘 해야할지 모르겠다'와 소울류라고 불리는 게임이 주는 단점 '유저에게 불친절하다' 라는 것이 겹쳐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이 겜 불친절하다가 동시에 느껴진다.

처음 보이는 필드 몹에게 달려들면 응? 하는 사이 죽었다는 메세지가 뜬다. 자꾸 죽으면서 드는 생각. 이 게임은 '메멘토모리'를 생각하는 삶을 추구하게 만든다. 무수한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게 하면서, 어렵게 살아 남았을때 그 짜릿한 쾌감. 삶의 이유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달까.(?) 결론적으로는 더럽게 어렵고, 결국 죽을 것을 알지만, 더 치열하게 살아나가는 방향을 찾게 된다. 사람들이 미친듯이 몰두하는 이유도 알 것 같다. 제1, 제2, 제3의 삶을 순식간에 보낼 수 있다. 생과 사가 오가는 경험만큼 중요한게 무엇일까. 그래서 할만하냐고? 아니 어렵다. 게임에서 까지 스트레스 받아야해? 라는 사고를 지닌 사람들은 굳이 안해도 될 것 같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