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 - 다나베 세이코, 한지민 주연 영화의 원작

안녕하세요 도서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도서는 일본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단편소설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입니다.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이라는 동명의 영화로 더욱 유명합니다. 오늘은 소설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다나베 세이코

다나베세이코는 1928년생으로 소설가이자, 수필가로 오사카에서 태어나 64년 '감상여행'으로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하고 87년 '꽃 같은 옷 벗으니 휘감기네'로 여류문학상 93년 일본문예대상 등 일본 문단을 대표하는 여성작가중 한명입니다. 그녀는 인간에 대한 관찰과 뛰어난 지성으로 유머를 승화하여 소설, 수필, 고전문학번역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합니다. 08년에는 문화훈장을 수여받기도 하였습니다. 원로 작가이다 보니 최근에는 특별한 작품활동은 없습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은 단편소설집입니다. 표제의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을 비롯하여 총 9개의 단편 소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소설의 제목은 각각 '어렴풋이 알고 있었어,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사랑의 관, 그 정도 일이야, 눈이 내릴 때까지, 짐은 벌써 다 쌌어, 사로잡혀서, 남자들은 머핀을 싫어해' 로 알듯 말듯한 제목들을 하고 있습니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여인들은 미묘하고 섬세합니다. 다양한 연령층의 다양한 직업과 상황에 직면한 여성들이 자신들의 상황을 이겨내거나, 참거나, 해결하는 모습들에서 많은 독자들은 연애에 대한 인생에 대한 하나의 해답을 얻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리뷰에서는 단편소설의 모든 내용을 다루기는 어렵고, 영화로도 나온 대표작인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의 줄거리와 영화와의 차이점을 조금 말씀드리겠습니다.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줄거리

 조제와 츠네오는 신혼여행 도중입니다. 외출이 힘들 정도의 장애를 가진 조제는 츠네오와의 여행이 너무나 행복합니다. 

 

 조제의 본명은 구미코. 그녀는 어릴적 뇌성마비 일지도 모르는 뇌성마비 환자가 되어 하반신이 불편하고, 호흡곤란에 쉽게 빠지는 장애를 가진 스물다섯 여성입니다. 그녀는 어릴적 부터 아파 부모에게 버림받고 할머니와 단둘이 지내고 있었습니다. 


 휠체어 생활을 해야하는 구미코는 자신의 휠체어탄 모습을 남에게 보이기 싫어 저녁에만 외출합니다. 그러던 어느날 할머니와 외출 중 할머니가 물건을 사러 잠깐 가게에 들어간 사이 누군가 구미코의 휠체어를 언덕 밑으로 밀어버립니다. 비탈길 아래로 하염없이 내려가던 구미코를 어떤 사람이 온몸으로 충격을 받으며 멈춰세웠습니다. 구미코는 흥분하여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했고 이 남성은 위험할지 모르니 집까지 데려다 주겠다고 하고 구미코의 휠체어를 끌어줍니다. 이 남자는 근처에서 대학을 다니는 학생 츠네오 입니다. 


 그는 이따끔씩 구미코의 집에와서 휠체어를 끌어주며 그녀와 친해집니다. 어느날 구미코는 츠네오에게 자신을 조제라고 불러 달라고 합니다.  츠네오는 이상했지만 구미코를 조제라고 부르기로 합니다. 조제는 구미코가 좋아하는 프랑수아 사강의 소설들의 주인공으로 많이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조제는 소설속의 주인공이 되고 싶었던 것 입니다. 


 할머니의 나이가 더 들어 거동이 불편하게 되자 조제는 스스로 요리하고 살림을 꾸려나가야 하게 되었습니다. 츠네오는 그런 조제의 옆에서 선반을 달아주고, 조제의 높이에 맞춰 싱크대를 조절해주고 휠체어를 타고 살림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츠네오는 조제에만 묶여있진 않습니다. 대학생활도 즐기고, 여행도 다니고, 취직할 나이가 되어 취직이 되지 않자 조제의 집에 방문하는 발걸음도 뜸해졌습니다. 


 어느날 취업이 결정되고 츠네오는 오랜만에 조제의 집에 찾아갑니다. 하지만 들려오는 소식은 할머니가 돌아가셨고 조제는 이사를 갔다는 이야기입니다. 츠네오는 수소문하여 조제를 찾아갑니다.  


"미안해. 나, 바빴거든. 취직도 해야 했고, 그래서 못 온거야."


 많이 야윈 조제를 본 츠네오는 자신에게 그녀를 돌보아줄 의무는 없었지만 미안함을 느낍니다. 왜이렇게 야위었냐는 츠네오의 물음에 조제는 돌연 화를 내며 동정하지 말고 집에서 나가라고 소리지릅니다. 머쓱해진 츠네오가 가려고 하자 조제는 울음을 터뜨리며, 가지말라고 너무나 외로웠다고 츠네오에게 안깁니다. 



 츠네오는 그런 조제가 갑자기 너무나도 사랑스럽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조제에게 키스하고 그 둘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합니다. 


 "나, 좋아. 당신도, 오늘 한 것도 다 좋아" 

 

  조제는 츠네오에게 규슈 끝자락에 위치한 섬에 가고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그곳에는 조제가 좋아하는 동물원과 해저 수족관이 있습니다. 


 조제는 호랑이를 보고싶다고.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걸 보고싶었다고. 이야기합니다.

 호랑이의 포효에 조제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츠네오의 옷깃을 잡습니다. 츠네오는 그렇게 무서워 할거면서 호랑이는 왜 보냐고 묻습니다. 

 

 조제는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무서워도 안길 수 있으니까 호랑이를 보고싶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없었다면 평생 호랑이는 볼 수 없었을 거라고 이야기합니다. 


 해저 수족관에 방문한 조제와 츠네오는 둘만 있는 수족관안에서 다양한 물고기들이 헤엄치는것을 봅니다. 조제는 너무나 감격한 나머지 말을 하지 못합니다.  조제는 자신의 세상에 빠져 해저 수족관을 돌다가 츠네오에게 혼나고 방으로 올라갑니다.


 그들은 부부가 되어 함께 삽니다. 혼인신고도, 결혼식도, 가족에게 알리지도 않았지만 둘은 부부입니다. 



#영화 '조제, 호랑이와 물고기들'과 차이점 

 영화는 이 30페이지가 조금 넘는 단편소설에 세세한 설정들을 붙여 소설에는 없는 내용이 많습니다. 츠네오가 여자친구가 있었다는 설정 또는 조제의 할머니에 대한 소문, 그리고 결말도 조금 다릅니다. 한창 영화가 유행할 무렵에는 두번 세번 보는 사람들이 많았을 정도로 그들의 사랑이야기가 주는 애절함은 다른 멜로영화와는 격이 달랐습니다. 

 

 두번째 보면 첫장면에 눈물을 흘릴 수 밖에 없다는 영화에서는 조제와 츠네오의 결말이 조금은 다릅니다. 


 


 저는 소설의 엔딩도 영화의 엔딩도 맘에 듭니다. 소설을 읽고 영화를 보면 영화가 더 깊이있고 새롭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소설을 읽어도, 단편소설이 주는 깊이에 놀라고 영화가 얼마나 잘 만들어졌는지, 배우들이 캐릭터를 얼마나 잘 표현했는지를 볼 수 있는 다른 재미가 있습니다. 


 짙은 사랑의 페이소스. 스냅사진과 같은 일상, 어딘지 모르게 위태하고 에로틱한 연애의 시작과 끝을 그린 단편소설 집 조제와 호랑이와 물고기들. 인생을 사랑하는 법이 궁금하신 분들에게 추천해드립니다. 


끗-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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