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의 여름 - 이원영, 펭귄은 귀여우니까 읽어야 한다

#여름휴가에 딱인 책 

여름이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는 사람, 그리고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가득한 계절. 나는 여름태생이라 그런가 유독 여름을 좋아한다. 한가로운 여름철 바닷가의 여유를 좋아한다. 뜨거운 햇살이 작열하는 아스팔트와 더워서 헥헥거리는 사람들의 모습들도 좋아한다. 나는 여름을 정말로 좋아한다. 


"남극을 나간다는 의미로 '출남극'이란 용어를 쓴다. 출남극은 국가의 소속이 아닌 땅에서 국가의 세계로 가는 것이다."


 사람들은 휴가 때 못 읽은 책들을 읽겠다 결심을 한다. 아니면 책 한권 가볍게 들고 떠나겠다고 다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 소개할 책은 그런 사람들에게 딱 맞는 책이다. 




 이원영 박사의 에세이 '펭귄의 여름' 이 책이 왜 여름 여행에 딱인지 잠깐 이야기 해보면 우선 제목에 여름이 들어가 있다(?). 책은 여름의 남극을 배경으로 쓰여있다. 우리의 더운 여름에서 벗어나 책속의 추운 여름을 경험을 간접 경험해 보면 좋은 피서가 된다. 


 휴가는 힐링을 위해서 간다. 펭귄은 귀엽기 때문에 힐링이 된다. 그러므로 휴가땐 이 책을 가져가야 한다. (이상한논리) 


 또하나 중요한 이 책이 휴가와 잘 어울리는 이유는 에세이라는 점이다. 읽기 쉽고 읽는데 부담감이 없다. 짧고, 한편 한편이 나뉘어서 완독에 대한 압박도 상대적으로 적다. 



#펭귄의여름

 펭귄의 여름은 펭귄연구자인 이원영박사의 남극 세종기지의 짧은 40여일간의 여름을 하루하루 담은 에세이다.


 책은 남극을 가게 되는 경위부터 시작하여 출남극을 하게 되는 시점 그리고 돌아와서 까지의 일화들을 담담하게 다루고 있다. 


 여타 에세이가 그렇듯 이 책 또한 읽기 굉장히 쉽다. 읽기 쉬운 이유 중에는 완벽하게 새로운(대부분의 사람은 경험해 보지 못했을)남극생활을 다루고 있다는 점이 독자들로 하여금 더욱 몰입도를 갖게 한다. 


 나도 일반적인 에세이를 꽤 읽어보았지만 완벽하게 개인적이라 공감하지 못하거나, 지나치게 감성적이라 오래 읽지 못했거나 또는 다 읽고 남는게 하나도 없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내 블로그의 아무소리 시리즈 같은 글이 그런 에세이다. 


 하지만 펭귄의 여름은 남극이라는 접근하기 어려운 제한적인 곳의 정보를 에세이 형식을 빌려 담담하게 풀어간다. 적당히 감성적이고 적당히 교훈적이다.


"책은 남극에서 하루하루를 기록한 이야기지만, 동시에 펭귄이 성장해가는 과정을 담은 관찰일기이기도 하다. 펭귄이 알을 꺠고 나와 혼자 살 수 있을 때까지 성장하는 모습을 처음부터 지켜보고 싶었다."


 본문 속 작가의 말처럼 이 에세이에는 남극생활의 이모저모가 담겨있기도 하면서 단란한 세종이네 펭귄가족의 성장을 엿볼 수 있다. 


 나는 나름대로 남극생활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전혀 새로운 사실들도 알게되어 좋았다.


 예를 들면 라면의 유통기한은 제조일로 부터 6개월 이내라, 남극에 배급되는 라면의 경우 유통기한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라던가. 하는 소소하고 재미있는 남극생활의 에피소드가 가득하다. 



 일상에서 벗어나는 휴가철 나는 남극의 여름보다 괜찮은 책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울 것 같다. 당분간 누군가 읽을만한 책 없어? 라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세종이네 펭귄가족을 소개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