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브리그> '프로야구 비시즌에는...' 드라마 추천

유레카! 새벽 세시 <스토브리그> 1편을 보고 나는 직감적으로 느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기분이 이런것 이었을까. 올해 이 드라마보다 재미있는 한국 드라마는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피곤한 금요일밤 비몽사몽 한편 봐볼까 하다, 밤새 전편을 보게 되었다. 



#스토브리그 뜻?

 오늘 드라마의 제목 <스토브 리그>란 야구에서 리그 경기가 종료되고 다음리그가 시작되기 전 겨울 팬들이 난로(스토브)가에 둘러 앉아 선수들의 트레이드와 연봉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에서 유래가 된 단어다. 


  리그를 준비하는 기간. 연봉협상, 트레이드, 드래프트, 훈련 등 이 기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다음 시즌 팀 순위가 바뀐다.  



#스토브리그 작가 이신화

스토브리그는 16년도  MBC에서 드라마 극본공모 우수상을 수상했지만 정규 편성되지 않고 3년뒤 SBS에서 방영되게 되었다. 야구는 투수, 영화는 감독, 드라마는 작가. 이 대단한 작품의 작가는 이신화작가다. 이번 작품이 데뷔작으로 EBS 교양프로그램의 작가와 드라마 보조작가로 활동하다. <스토브리그>로 드라마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다. 

 

 스토브리그는 언듯 보면 스포츠계의 치열함을 보여주는 드라마 같아 보이지만 되려 나는 그 저변에 깔려있는 휴머니즘을 느꼈다. 이건 작년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에서도 느꼈던 찡한 감정이다.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가치가 담긴 따뜻한 작품을 쓰고 싶습니다. 등장인물들이 작은 공감과 연민으로 시작해 서로를 보살피고, 그로 인해 희망이 피어나는 그런 드라마요.”



 그의 의도대로 드라마는 가치가 담긴 따듯한 드라마가 되었다. 



#스토브리그 줄거리

  프로야구에 만년 꼴지 구단 '드림즈' 는 리그 마지막 정규 경기마저 지고만다. 최종 성적은 43승. '드림즈'는 모기업의 저조한 투자, 무능한 감독, 파벌이 나뉜 코치진, 그리고 승리를 위한 열망이 없는 선수단이 합쳐진 꼴지가 당연한 구단이다. 그런 드림즈에 운영을 책임지는 단장은 성적에 책임을 지고 사임을 한다. 



 급하게 단장을 채용하기 위해 '드림즈'구단의 사장과 운영팀장 이세영은 면접을 진행한다.  선수출신의 단장, 전문경영인 출신의 단장 등 드림즈를 위해 헌신하겠다는 단장들이 면접을 본다. 그런데 이상한 이력의 남자가 있다. 실업팀 감독으로 씨름, 아이스하키, 핸드볼을 우승시키고 구단이 해체되어 구직중인 남자. 그는 드림즈에서 어떤 헌신을 하겠단 이야기는 커녕 드림즈의 단점에 대해 정확하고 날카롭게 분석한다. 이 남자의 이름은 백승수. 


 다음날 구단주는 백승수를 단장으로 채용한다. 야구를 처음 접하는 단장에 프런트 운영진은 반발한다. 거기에 이 단장은 오자마자 '드림즈'의 환부를 정확하게 찾아 도려내기 시작하는데...


#스토브리그 리뷰

 우리나라의 야구팬들에게는 최고의 드라마가 아닐까. 제대로된 야구이야기가 들어있는 드라마다.


 브래드피트 주연의 영화 <머니볼>이 자연스럽게 연상된다. 그러나 단순하게 야구만을 다루는 이야기는 결코 아니다. 




 영화 <머니볼>이, 세이버메트릭스를 도입해 스몰마켓에서 성적을 내는 과정을 다루는 이야기라면,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스포츠 구단이라는 하나의 회사가 운영되는 전반의 과정을 다룬 이야기이다. 당연 그 안에 속해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야기의 주를 이룬다.


  꼴지만 하는 '어떤 구단'을 연상하게 하지만 작가는 특정 구단을 모델로 삼고 만들지 않았다고 한다. 이야기의 다채로움을 위해 꼴지와 온갖 문제들이 널려있는 가상의 구단을 만들었다고 본다. 


 드라마는 야구라는 국내 가장 큰 팬덤을 가지고 있는 스포츠를 영리하게 다루었다.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구단 이면의 모습들을 꽤나 디테일하게 보여주면서 실제 자신이 응원하는 팀과 비교하며 드라마에 몰입하게 한다. 


 입체적이고 다양한 등장인물들 또한 이 드라마의 볼거리다. 목적의식이 뚜렷한 단장 백승수와 팀에 대한 사랑이 넘치는 당돌한 운영팀장 이세영, 그리고 구단주 조카 권경민, 코치진과 선수들 까지 수 많은 등장인물이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등장한다. 많은 등장인물은 자칫 드라마가 산만하게 흘러갈 수도 있게 만들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각자의 인물들이 대립과 갈등, 상생과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그냥 회사생활을 하는 우리들 직장인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든다. 


 야구라는 친숙한 스포츠를 가지고와 낯선 프론트 운영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호기심이 동하는 드라마다. 야구를 잘 몰라도 상관없다. 야구에 공감하는게 아니라 인물들에 공감하기 때문이다. 좋은 연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 잘 모르는 분야의 이야기. 그 속에 녹아있는 따듯함이 가득한 드라마 <스토브리그> 아직 안봤다면 '안본 눈 삽니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