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 7주년 리뷰. ‘그리운 흡연..’ 금연 후기

금연을 성공해버렸다.. 


 때는 13년도. 작심삼일 세 번째 시도 만에 성공하여 지금까지 금연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12년도 유달리 추웠던 그 겨울 새벽녘 담배 사러 나가는 내 모습 자괴감을 느끼고 난 후, '난 새해부터는 금연이다'라는 결심을 했다. 그렇게 두 번의 작심삼일이 실패한 뒤 13년 1월 8일 마지막 담배를 태운 뒤 현실에서 담배를 물지 않았다. 


 돌아보면 나는 대단한 애연가였는데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담배를 피우고 시작했다. 하루를 시작할 때도 업무를 볼 때도 밥 먹기 전에 도 잠자리에 들기 전에도 기본적으로 하루 한 갑을 태울 만큼 담배를 좋아했다. 담배를 좋아한 것뿐만 아니라, 담배를 피는 사람들 조차 좋아했다. 누군가 건강을 생각해서 담배를 안 핀다고 하면 '어휴 저 풍류를 즐길 줄 모르는 사람 같으니'라고 하며 혀를 끌끌 찼다. 




 담배를 왜 이렇게 좋아했을까. 무언가에 불을 붙여 몸 안으로 집어넣었다가 뱉는 과정이 좋았다. 이 단순한 과정에서 많은 사람은 스트레스가 해소된다고 느끼는데 니코틴이 주는 각성효과뿐만 아니라 들숨과 날숨을 의도대로 하는 그 과정에서 일종의 '알아차림' 즉 호흡을 통한 명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내 생각 :  수 많은 명상에서 기본은 들숨과 날숨을 인지하는 것인데, 흡연은 담배를 피기 위해 담배를 태우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그 명상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 것이다.)


 명상효과와 별개로 내가 담배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했다. 불을 마셔서 연기를 뿜어내는 그 과정 그것이 좋았다. 풍성하게 연기를 뿜어내며 내가 마치 신화 같은 존재라거나 무언가 숭고한 일을 하기 위한 능력을 보유한 듯한 착각. 나르시시즘에 빠졌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많은 애연가가 그럴 거라고 확신한다.) 



 어찌 되었건 올해로 나는 금연 7주년을 맞이했다. 비용으로 환산하면 절약한 금액이 약 1천만원에 육박한다. 건강은 어떤가 보면 지금까지 흡연해온 친구들과 비교해서는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냥 이렇게 사랑하는데 그냥 필까 싶기도 하다가 더는 아까워서 못 필 것 같다. 


 금연을 하면서 아쉬운 것은 세 가지다. 그 좋다는 최고급 쿠바산 시가를 펴보지 않은 것. 새로나온 전자담배들을 접하지 못한 것. 무엇보다 다시 담배를 피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누군가 금연을 결심한다면 그냥 피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연과정에서 굉장한 고통을 느끼는데 굳이 그 과정을 겪으면서 까지 금연을 해야되나 싶다. 




 누군가 지금까지 금연을 하면서 입에 담배를 댄적이 한번도 없느냐고 물었다. 7년동안 나는 총 세번 담배를 폈다. 물론 꿈에서. 꿈에서 나는 흡연의 행위에서 오는 만족감보다 내가 결심을 어겼다는 후회와 자책이 더 컸다. 그래서 앞으로도 금연상태를 유지하기로 결심했다. 


 매년 잘 버텼다는 의미로 스스로에게 작은 보상을 해줬는데 올해는 차를 살까 한다. 내 대신 휘발유를 태워 많은 연기를 내뿜어주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