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회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 - 강화길, 김초엽, 장류진

 올해도 왔구나! 서점에서 <2020 제 11회 젊은작가상수상작품집>을 발견하고 반가운 마음에 바로 구매했다. 수상작에는 이미 익숙한 김초엽, 장류진 작가의 단편이 선정되어 있었다. 난 장류진 작가의 첫번째 소설집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고 이미 작가의 커다란 팬이 되었기 때문에 그냥 이름 석자만 보고도 구매했을 것이다. 




 다시 젊은작가수상작품집 이야기로 돌아와서, 매년 문학동네에서 발간하는 이 책은 젊은 작가들을 널리 알리자는 취지로 7명의 작가를 선정한다. 나에게는 생소한 작가들이지만 이미 진즉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는 좋은 작가들을 그럴듯한 자리에서 소개받는 느낌이 들어서 좋다. 


 젊은작가상수상집을 읽은건 한국소설을 억지로라도 읽기 위해 그리고, 요즘 작가들의 글을 읽어보기 위해서인데 글 잘쓰는 사람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단편위주의 짧은 요즘 작가들의 글이라 쉽게, 그리고 보다 직관적으로 읽힌다. 작가들의 단편 한편과, 작가가 이 작품에서 말하려고 했던 것, 그리고 다른 동료작가의 해설이 이어진다. 작품이 어떻게 읽혔던지간에 동료작가의 해설은 난해하기 그지없다. 이러식으로 단편에 대한 분석을 단편만큼이나 길게 뽑아 낼 수 있는 것도 그들의 능력일 것이다. 


 너무 재미있고 다양한 이야기들이 들어있다. 11회 수상작품집에서는 강화길 작가의 음복, 최은영 작가의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김봉곤 작가의 그런 생활, 이현석 작가의 다른 세계에서도, 김초엽 작가의 인지공간, 장류진 작가의 연수, 장희원 작가의 우리의 환대가 순서대로 들어있다. 


 거의 모든 소설들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강화길 작가의 음복, 김초엽 작가의 인지공간, 그리고 장류진 작가의 연수가 좋았다.


#강화길 <음복>

 강화길 작가의 <음복>은 알고 지내는 이제 막 결혼하고 시댁과의 갈등을 겪고 있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좀 더 섬세하고 예민하게 듣는 듯 했다. '좋아 해치워 버리자' 하고 말하는 주인공의 결연함에서 앞으로 나와 결혼하게 될 누군가가 겪을 마음을 간접적으로 읽을 수 있었다. 이야기는 주인공이 남편 집안의 제사에 참가하면서 벌어지는 자신이 알고 있는 것과 모르고 있는 것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상황을 겪는 것을 잘 표현한다.


#김초엽 <인지 공간>

 김초엽 작가의 글은 처음 읽어본다. 최근에 누군가에게 좋은 한국 소설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꼭 김초엽 작가의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을 추천받곤 했는데 아직 읽지 못했다. 작품상을 받은 <인지 공간>은 집단이 인지하는 영역을 공유하는 이야기인데, 그걸 물리적 공간으로 형상화하여 특정 나이가 되면 그 공간(제한된 영역)속에서만 사고하게 된다. 설정자체로도 너무 재미있고 신선하다. 그리고 그 영역을 깨나가는 과정도 재미있다. 단순학 SF소설이라고 하기엔 아쉽다. 따듯한 테드창의 이야기를 읽는 듯 했다. 


#장류진 <연수>

 장류진 작가의 <연수> 솔직히 장류진 작가 덕분에 11회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을 샀다. 나는 작가들이 다작하는 것에 회의적이지만 장류진 작가는 제발 한편이라도 더 많이 써줬으면 좋겠단 생각 뿐이다. <연수>는 모든일에 성공한 커리어우먼이 최초의 실패를 경험하면서 시작한다. 그것은 바로 운전면허시험, 그녀는 한동안 외근을 나가야 하는데 운전을 해야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렇게 운전연수를 받게 되고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이야기 전체에 장류진 작가 특유의 사사로우면서도, 재미있는 요소들이 가득하다. 





 <젊은작가상 수상작품집>은 올해도 대단한 만족감을 주었다. 짧고 신선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부담없이 읽기 좋고 1년간은 특별보급가격 5,500원으로 가격까지 저렴하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