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는 전래동화나 소설의 제목이 아니다. 이 귀여운 제목의 책은 공황장애를 다룬 정보제공&치료독려서이다.
공황장애가 호랑이처럼 무서운 맹수로 느껴지지만 실상은 고양이 처럼 무서운 맹수라는 것을 뜻한다. 고양이가 주인을 하대하는 것을 보면 얼마나 무서운 맹수인지 잘 알 수 있다.
작가는 김진관 박사. 호주에서 정신건강클리닉을 운영하는 그는 한국에서 공황장애를 주변에 알리는 것에 용기가 필요한 일 처럼 느껴져 이상함을 느끼고, 공황장애의 올바른 정보와 치료독려를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이런 정신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진다고 한다. (국내에선 아직도 심리상담과 치료에 대한 인식이 안 좋은게 사실이다.)
#공항장애?
공황장애. 처음 내가 공황장애라는 단어를 접하게 된 것은, 연예인 김구라씨의 입에서 부터다. 개그맨이고, 워낙 유명한사람이 한 말이라 인상 깊었던 기억이 있다.
비선실세 최씨의 편지에서처럼 공항장애 라고 알고 있던 시기도 있었다. 요즘은 TV에서 '저 공황장애에요' 라고 말하는 연예인들이 참 많다. 어깨 너머로 듣게 된 증상은 갑작이 죽을 것 같이 느껴지는 것. 지금까지는 이런 단편적인 정보만 있었다.
#공황장애의 원인
책을 읽고 원인에 대해 분명하게 알 수 있게 되었다. 공황장애는 실제로 죽을 것 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느껴지는 것 때문에 몸에서도 실제로 죽기직전의 순간처럼 심박수가 빨라지고, 호흡이 어려워지고, 땀이나고, 열이나고, 몸이 통제가 안되기도 하며, 곧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휩싸이게 된다.
공황장애를 겪는 이유는 다양하다. 공황장애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고 보통은 유년기에서부터 차곡차곡 쌓여온 심리적 다른 장애들과 함께 폭발하거나, 공황발작 때문에 다른 증상들이 발현되기도 한다고 한다. (공황발작이 두려워 생긴 광장공포증).
공황발작은 죽음의 공포에 온몸의 세포들이 놀라서 각성 상태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이런 각성상태는 과거 인류가 목숨이 위험한 순간에 작동되는 나름의 생존 장치였다고 한다.
적장이 자신의 목을 베려고 하는 순간 이 각성 장치는 한계를 넘어 도망가던 죽이던 세포 하나하나 각성하여 살기위해 몸부림 쳤다. 그리고 그 위험한 순간을 넘기면 다시 평소의 상태로 돌아온다. 이것은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었다.
내 몸에 100이라는 기준을 가진 각성의 척도가 있다고 가정하자. 100이 넘으면 발작상태에 들어간다. 전장에 나서는 순간은 80정도의 각성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적이 나를 죽이려고 하는 위기의 순간 긴장감에 각성상태 100을 돌파하고 나는 혼비백산한 상태에 빠지게 된다. 내가 각성할 수 있는 한계를 넘었을 때, 공황발작은 찾아온다.
#10명중 3명이 경험하는 공황발작
최근에는 이렇게 목숨이 오가는 전장이 아니더라도, 공황에 빠지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10명중 3명은 경험한다고 하는데 나는 한 번도 경험해 보진 못했다. 하지만 유사한 일종의 불안증을 경험한 적이 있다. 아마도 코로나19에 걸렸다는 착각 때문에 시작된 이 증상은 최근에는 괜찮아졌지만 조금만 방심하면 이마에 열이나고, 긴장이 되어 당시에는 쩔쩔 맸던 기억이 있다. 현대사회에서는 스트레스로 인해 기본 각성상태가 높게 유지되고, 특정 조건을 충족하여 각성 상태가 조금만 올라가도 한계를 넘어 공황발작을 일으키게 된다고 한다.
책에서는 3부로 나누어 공황장애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한다.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어떤 원인으로 생기는지, 어떻게 치료하면 좋을지에 대해 구체적인 방법과 사례를 제시한다. 뻣뻣한 이론서적들 보다 쉽게 쓰여있어 누구나 읽기 쉽다. 저자는 공황장애가 자신의 마음을 이제는 고쳐야하는 경고 신호라고 이야기한다.
공황장애, 끙끙앓지 말고 가까운 심리치료센터에 방문하자. 마음의 병도 치료해야 한다. 주변에 공황장애로 말못하고 끙끙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호랑이 그림자를 한 고양이>를 선물해주자. 표지도 예뻐서 좋아할 것이다(?).
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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