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고.싶.다. 떠나고싶다. 코로나로 너무 지겹고, 사람들은 화나있고, 짜증나 있다. 와중에 날씨가 맑으니, 더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이런 아찔한 기분을 조금 달래보고자, 여행책 하나를 들었다. 영국여행을 다룬 성질 고약하고 글 잘쓰기로 유명한 작가 빌 브라이슨의 이 그 책이다. 영국은 여러모로 흥미로운 나라다. 나는 영국을 좋아한다. 영국 축구리그는 세계 최고의 수준을 자랑한다. 역사도 유구하여 신화와 모험이 가득하다. 역사적 사실과는 별개로 영국인들은 예의와 매너를 굉장히 중시한다. 작가들도 멋지다. 셰익스피어, 조지오웰, 제인오스틴, 코난도일, 찰스 디킨즈 등 대문호들이 즐비하다. 억양이 멋있다. 와 같은 이유로 영국을 좋아한다. 작가 빌 브라이슨은 나보다 훨씬 영국이 마음에 들었던 것 같..
딱 일본소설이다. 너무 유명한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 동급생을 읽었다. 소설들이 드라마나 영화화가 잘된다. 그만큼 흥미롭고 몰입감있게 쓰는 작가다. 영상화 되는 소설은 읽으면서 영상정보가 들어오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된다. 딱히 찾아보진 않았지만 알게 모르게 읽게 되었다. 용의자x의 헌신, 백야행이 있다. 둘다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줄 몰랐는데 이번 '동급생' 포스팅을 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동급생은 한 고등학교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를 시작으로 교내에서 살인사건이 벌어진다. 경찰이 출동하여 사건을 조사한다. 그 조사에 맞춰 용의선상에 오른 고3 학생은 자신의 누명을 벗고 진실에 다가서고자 독자적인 추리를 하여 진범을 찾는다. 읽는 재미는 있었다. 시간의 순서를 잘 섞어 추리하는 과정을 차근차..
나는 무얼 하며 살았는가. 데미안은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하는 소설이다. 지금까지 세 번 정도 읽었던 것 같은데 읽을 때마다 어려워 혀를 내두른 기억만 있다. 새는 알을 깨고 나오려 힘겹게 싸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낙수나문 아브라삭스다. 다시 읽어보니 주인공 싱클레어는 지독한 중 2병이었다. 현대의 청소년들이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을 때 너무 일반에서 엇나갈 수 있는 장치들이 많이 있다. 하지만 헤세 시절. 중2가 엇나갈 수 있는 장치란 고작 라틴어 학교에서 종교를 의심하기, 철학적으로 자아를 고민하기, 여성을 흠모하기 따위가 있다. 얼마나 건전하고 올바른 성장 과정인가. 만약 현대의 청소년들도 당시처럼 저런? 엇나감..
어흠. 흠흠. 최근 좋은 SF소설들을 많이 봤다. 주로 단편이었는데 이번에 읽은 책은 장편이다. 작가는 폴 맥어웬. 코넬대학교 나노물리학 교수라 한다. 탄소를 어쩌고 저쩌고 한 논문들을 써서 노벨상 후보로 '예측' 되기도 했다고 한다. 아무래도 이공계 교수님이라 그런가 이야기에 SF 요소가 정말로 현실성이 있어 보인다. 제목 '소용돌이에 다가가지 말 것' 은 남미의 대규모 곡창지역의 농부들만의 금언이다. 소용돌이 모양으로 죽은 곡식에 다가가면 전염병이 퍼져 다른 곡창지대도 병들게 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야기는 2차 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생물학자 리암 코너는 곰팡이균을 연구하는 학자다. 그는 아일랜드에서 태어나 영국에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왔다. 차별이 없는 미국 코넬대학에 들어가 학자의 길을 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