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0호 - 움베르트에코, 내가 기레기라니..

안녕하세요 독서리뷰어 최고씨입니다.

오늘 소개해드릴 책은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소설 '제0호'입니다.



#움베르트에코

움베르트 에코는 20세기 인문학의 빛나는 지성으로 이탈리아의 기호학자이자, 작가, 언어학자, 철학자, 미학자, 교수, 건축학자, 편집자, 문학평론가, 역사학자, 인류학자 입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40여개의 명예박사 학위와 9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엄청난 지적능력의 보유자입니다.  그가 재직하던 볼로냐 대학 도서관의 모든책의 위치를 알고있다는 일화는 움베르트에코의 기억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엄청난 양의 독서를 통한 깊이있는 비평과 수필로 유명하고 소설가보다는 기호학, 미술학 분야의 대가로 유명합니다. 


 소설로는 장미의 이름, 푸코의 진자, 전날의 섬, 프라하의 묘지, 제0호 등 철학적 기반을 가지고 있는 실제 사건들에 기반을 둔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어려워 보이지만 배움이 느껴지는 책 들입니다.


 실제로 제0호에서는 무솔리니와 바오로1세에 대한 음모론을 펼치며 당시 이탈리아 정세를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제0호

제0호는 출간되지 않은 신문을 이야기합니다.  

움베르트 에코의 마지막 소설인 제 0호는 췌장암 통보를 받은 상태에서 1년 동안 작품을 구상한 뒤 출간한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92년 밀라노를 배경으로 존재하지 않을 신문의 창간호를 만드는 신문사를 배경으로 이야기는 펼쳐집니다. 



"맞아요. 신문들은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칩니다."



작품은 신문이 만들어지는 과정, 언론이 대중과 유력인사를 어떻게 압박하고 회유하고 구슬리는지에 대한 다양한 기법들을 다루기도 합니다.




#제0호 줄거리

 주인공 콜론나는 50대의 외부에서 본다면 어쩌면 실패한 인생이라고 있는 저널리스트입니다. 그는 작가가 되고 싶어하지만 누군가의 말을 인용하는 글 버릇을 고치지 못하고 글쓰는 일 이것저것을 전전하며 살아갑니다. 


 어느날 그는 시메이라는 이름의 신문사 사장으로부터 회고록을 대필 해달라는 요청입니다. 요청받은 회고록은 창간되지 않은 신문 제0호의 제작과정을 기록하여 시메이가 얼마나 이 신문에 공을들여 작업했는지를 기록하면 되는 일이었습니다. 


 시메이는 신문이 출간되지 않고 자신이 일자리를 잃게 될 경우를 대비하여 폭로용 책을 마련해 두려고 한 것 입니다.  조금 의심스러운 일에 어마어마한 돈을 제안받은 콜론나는 모 아니면 도라는 생각으로 일을 승낙합니다.


 콜론나는 도마니(이탈리아어'내일')라고 불리는 출간하지 않을 신문을 준비하는 신문사에 데스크라는 신분으로 위장하여 시메이와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 과정을 기록하기 시작합니다.  



뉴스 만들기, 이건 멋진 표현이라는 점을 잊지 마십시오. 우리는 뉴스를 만들어야 하고, 행간에서 뉴스가 튀어나오게 하는 법을 알아야 합니다.



 도마니에서 제작하려고 하는 신문은 어떤 재력가를 위한 협박용 신문으로 유명 정,재계 인사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이것을 슬적 흘려 두려움을 주려고 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도마니에 속한 6명의 기자들은 각각의 분야에서 신문 제작에 열을 가합니다. 이 과정에서 언론이 어떻게 대중에게 혼란을 주고 안심을 시켜주고 특정인물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적당한 위협을 주는지에 대한 방안들을 서로 논의합니다.



'뉴스들이 신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신문이 뉴스들을 만드는 것입니다.' 



 도마니의 기자들은 앞으로 벌어질 일들을 예측하고 '가짜뉴스'를 생산하는 일을 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기자 브리가도초는 무솔리니와 바오로1세의 죽음에 대한 음모를 추적하게 되고 꽤 구체적으로 음모를 추적해 나갑니다. 


 그러던 어느날 브리가도초는 길에서 괴한의 습격에 칼을 맞아 사망하게 됩니다. 그의 취재를 방해하려는 세력이 있다고 느낀 콜론나는 목숨에 위협을 느끼게 되고...(다음 내용은 책에서 계속)



아무리 청렴하고 공정하다고 해도 백 퍼센트로 그런 사람은 없어요. 그는 아마 소아 성애증에 걸린 사람도 아닐 것이고, 자기 할머니를 살해한 적도 없을 것이며, 뇌물을 받은 적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뭔가 수상쩍은 일을 한 가지쯤은 했을 거예요. 그것도 아니라면, 이런 표현을 써도 될지 모르지만, 그가 매일같이 하는 일을 수상해 보이게 만드는 겁니다. 팔라티노, 당신의 상상력을 발휘하세요. 무슨 말인지 알겠지요? 




#마치며 

 저는 움베르트 에코의 소설은 사실 제0호가 처음입니다. 예전에 미의역사를 읽고 그의 지적능력에 흠모를 느끼긴 했지만 소설로 접할 기회는 없었는데요, 이번에 기회가 되어 그의 유작이라고 불리는 제0호를 읽게 되었습니다. 


 소설은 몰입도 있게 흘러갑니다. 그 과정속에서 언론이 대중과 특정인물을 괴롭히고 압박하고 회유하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하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언론에 대해 알고 있던 사실들도 나오지만 전혀 생소한 방식의 가짜뉴스 생산법도 나옵니다. 


 움베르트 에코는 소설 속 도마니에서 취재하는 기사들을 오늘이 아닌 미래의 신문을 만들게 함으로써 가짜뉴스가 생산되는 과정에 집중하여 언론의 문제점을 이야기 합니다. 


 저는 제0호를 읽으며 우리가 왜 가짜뉴스에 끌리고, 그것에 위안 받고, 그것에 위협을 느끼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가짜뉴스에 휘둘리는 사람들의 모습들을 보고 언론을 항상 경계하고 비판적인 시간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도 다시금 떠올릴 수 있었는데요. 


 '뉴스'라는 단어가 가지고 오는 신뢰가 우리에게 저지른 많은 만행들을 잊지말고 항상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0호> 이 시대 최고의 지성 움베르트 에코가 남긴 마지막 소설. 언론의 천태만상을 담은 이 소설에서 언론과 권력의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짜뉴스의 끝은 어떻게 되는지 책에서 확인해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끗-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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